Social life is all about relationships.

  • 2024. 12. 16.

    by. SAiNJEoN

     

     

     

     

    안녕하세요.

     

    지난 글에서 뜬구름 잡는 투자가 아직도 남 탓인 사장님과의 일화를 소개했었는데요.

    96개월을 근무했지만, 재입사 후 2개월도 못 채우고 퇴사하게 된 최악의 일터로 변질한 곳이기도 합니다.

    다른 회사와 다르게 저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직장동료를 마주하면서 저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최근 3년 동안 7번의 퇴사를 했는데요.

    재입사한 곳마저 6번째로 퇴사를 하고서야 내 인생의 후반전은 이 길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점차 확신으로 굳어져 갔습니다.

    동종업계의 대인관계가 자꾸만 어긋나다 보니 한 편으로는 창업이나 직종 변경처럼 직업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직 중간~중간~ 실업자 기간에 스터디카페를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지인분께서 힘들 때 공부해 두면 안 힘들 때 도움이 될 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두 번째 회사에서 퇴사하고부터는 책도 읽고 업무와 관련된 공부도 할 겸 독서실을 등록했습니다.

    잠시 취업에 성공한 때를 제외하고는 한 스터디카페를 1년 정도 다녔을 무렵이었는데요.

    재입사했던 회사에서 퇴사하고 또다시 실의에 빠져서 평일에도 스터디카페로 오가던 길에 작은 입간판이 문득 눈에 띄었습니다.

     

     

    간판에 쓰여있는 단어는 두 글자로 타로였습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기적이라 불리는 예외라는 건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무속신앙이나 미래 예견에 대해서는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서 사주팔자라는 개념을 즐겨 찾지 않았었는데요.

     

    그런데 이직을 계속해도 퇴사를 계속하니까

     

    점차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지면서 무언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졌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앞으로도 이직을 계속하면 또 퇴사를 계속하는 거 아니냐는 답답함에

     

    무심코 보았던 단어가 더욱 끌렸습니다.

     

    6번째 퇴사는 종전과 달라서인지 타로라는 글자가 더 크게 보였습니다.

     

     

     

     

     

    타로 상담소는 예약자만 입장 가능하다고 하셔서 평일 저녁으로 날짜를 조율하고 방문했는데요.

    가장 궁금했던 질문인 더는 동종업계 취업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업종을 바꿔서 이직하면 어떨까요?’라고 여쭤보았습니다.

    사무직 종사자였기 때문에 청소업이라든지 판매직, 영업직 등 진로를 바꾸는 것에 대해 고견을 여쭈었는데요.

     

    최근의 퇴사와 여러 번의 이직 경험에 대하여 짧게 말씀드리고 뽑아 든 카드로부터

     

    해석된 조언은 너는 앞으로 취업을 못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

    .

    .

    기가 막힌다.’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너무 놀란 나머지 몸에 흐르던 기가 막혀버렸다는 표현인데요.

    말씀을 들은 순간 기가 막혀버렸습니다.

     

     

    대화라는 걸 하면서 약간의 위로를 받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조금은 가볍게 방문했던 건데요.

    일흔여덟 장이나 되는 카드 중에 어떻게 이런 조합을 뽑았는지, 타로 신마저 저의 이직이 불편하셨나 봅니다.

    직업을 바꿔보겠다는 질문에 직장은커녕 아예 취업을 못 한다고 하시니 상상도 못 했던 답변이 너무 청천벽력이라 눈시울이 붉어졌는데요.

     

     

    지금까지도 일자리에 문제가 있었는데 앞으로도 쭈우욱- 안 된다는 얘기잖아요?

    심각해져서 이제 굶어 죽는 건가요?’ 이렇게 여쭤봤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상황과 질문이 웃긴다고 느끼실 수 있는데요.

    사업이나 장사를 해 본 적도 없고 늘 어딘가에 소속되어 하루 벌어 하루 살아왔는데 취업이 안 된다는 건 사형선고나 다름없었습니다.

     

    타로 선생님께서 제 표정을 보시고는 좀 안 됐다 싶으셨나 봐요.

    카드를 해석해 주신 거니까 받아들이는 건 듣는 사람의 몫인데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오셔서인지 공감대 형성이 잘 되는 분이었습니다.

    갑자기 태블릿을 꺼내시고는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을 물어보셨는데요.

     

     

     

    알고 보니 타로만이 아니라 사주도 보시는 능력자셨습니다.

     

     

    상담소는 2명이 마주 보고 앉으면 딱 맞는 작은 공간이었는데요.

    상담 후 밖으로 나와서 보니까 창가에 사주, 타로 이렇게 필름 시공이 되어있었는데, 타로라는 단어만 보고 방문을 했던 거죠.

    20대에 공무원이 되는 관운이 있었는데 그때 네가 공부를 안 해서 지금 힘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1~2년 동안 학업 운이 조금 남아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서 변호사나 세무사 같은 자격증은 좀 힘들 것 같으니, 차선책으로 공인중개사를 도전해 보면 어떠냐고 권유하셨는데요.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눈물이 들어가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주마저도 제 인생 후반전에는 취업운이 없었는지 강직한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덧붙여서 건강이 약해서 청소업은 오래 하기가 힘들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건강이 안 좋다고 얘기했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체력이 약하다는 것도 알고 계셨습니다.

    업종을 바꿔서 근로자 생활을 이어 나가기보다, 능력을 키워서 자영업자가 되기를 추천하셨는데요.

    '~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직 종사자를 해야 했군요~? 그러면 보험설계사는 어떨까요~? 보험설계사도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보험사와 동등한 계약 관계인 사업소득자로 알고 있습니다.' 라고 여쭤보았습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는 되지만, 보험설계사는 안 된다고 하시는 거예요.

     

    영업할 성격도 능력도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공인중개사도 영업을 잘해야 할 것 같은데, 보험설계사의 영업과는 사뭇 다른가 봅니다.

     

    선생님의 촌철살인 혜안에 카드의 존재감이 무색했는데요.

    타로나 사주를 자주 접하고 관심이 있냐고도 물으셨는데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자 말을 잇지 않으셨습니다.

    타로나 사주도 직장인이 아니라 1인 창업가니까 관심이 있다면 명리학이나 관상학을 공부해 보라고 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잠시 후 다시 카드를 뽑으라고 하셨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공인중개사 공부를 안 할 것으로 카드가 나왔다면서 취업은 안 하는 게 좋지만, 또 이직할 의사가 있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급하게 선택하지 말고 신중하게 직장을 고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여러 번의 퇴사를 겪으면서 처음 만나 본 강력한 무기력에 빠지고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하얗게 물들고 멀쩡하던 몸 어딘가에서 피가 나기 시작하고 결국엔 극단적인 생각도 문득문득 하게 됐던 심경을 누군가에게 얘기했던 건 타로 선생님이 처음이었는데요.

    상담사라는 직업은 본인의 경험을 말하기보다 타인의 상황을 들어주고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주 임무잖아요?

     

    그런데 이 타로마스터께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다른 내담자보다 고민으로 인한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말과 눈빛에서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은 누구에게나 많다면서 본인과 제 사주에는 굴곡이 좀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직업이 여러 개였는데요.

    상담소를 예약제로 운영하는 이유도 타로나 사주 업만으로는 넉넉한 소득 보장이 어려워서 매장 문을 열지 않는 날에는 다른 직업군에서 근무하신다고 하셨습니다.

    타로를 보러 간 시점은 감염성 질환의 종식 선언 전이라, 대면 사업의 장기간 매출 저하로 평범한 생활도 힘드셨을 것 같았습니다.

    최근에도 매장 근처를 지나쳤는데, 더는 영업을 안 하시더라고요.

     

    취업 때문에 먹고 살길이 막막하게 느껴진다고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려서 하시는 말씀 같았는데요.

    본인이 쉽게 일하고 돈 버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타로와 사주로 처음 만난 사람의 현재 상황에 대한 통찰과 인생의 방향성, 미래에 대해 조언까지 하려면 다양한 방식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상담의 결론이 무엇이든 간에 결국 인생은 너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걸 강조하셨습니다.

    제가 인생을 다 산 것처럼 얘기하니까 어떠한 것이든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아직 낙담은 이르다는 의미로 말씀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인생은 길고 학업 운도 조금 남았으니까 멀리 보면서 취업 외에 뭐라도 공부를 해보라고 충고하셨습니다.

     

    선생님뿐만 아니라 심리학책이나 자기 계발서를 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무기력에 빠졌을 때 빨리 벗어나는 방법으로 몸을 움직이고 그다음에 머리를 움직이라는 조언을 많이 읽을 수 있었는데요.

    일단 몸을 움직이면 가라앉았던 세포들이 다시 깨어나면서 삶의 의지가 조금씩 생겨난다고 합니다.

    작은 목표를 세워서 하나씩 성취하다 보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점차 큰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서 기존의 내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노력하는 습관이 중요한 건 나의 모습을 되찾는 걸 넘어서 다양한 실행의 합이 결국 어제보다 나아진 성장이라는 성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거죠.

     

    한 시간의 상담이 끝나고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는데 상담료를 깎아주셨습니다.

    "내가 이래서 부자가 안 돼~"하시면서 웃으셨는데요.

     

    한쪽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듣고 풀어주는 게 아니라 본인의 상황까지 말씀해 주시니까 지인과의 대화처럼 편안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는 너무 가까워서 상심이 상처로 가는 주제였는데 큰 위로를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상담 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PPT로 셀프 부적을 만들었는데요.

     

    다시는 취업을 안 하는 게 좋지만, 그래도 해야겠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진중하게 선택하라고 하셔서 다음 취업을 기원하는 부적을 손수 만들었습니다.

    PPT로 부적을 한 땀 한 땀 만들 때 만해도 7번째 퇴사를 할 거라고는 정말 상상을 못 했는데요.

    경솔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라 하셨는데, 이제야 반성해 봅니다.

     

     

     

     

    상담 받았을 때 공부 쪽으로 운이 조금 남았다는 말씀을 들어서인지 지금까지도 직장에 문제가 생겨서 일을 안 하게 되면 비어있는 시간에 독서실에 가고 있습니다.

    당시 다녔던 곳은 경영 악화로 폐업하게 되어서 지금은 유목민처럼 다양한 스터디카페를 돌고 있습니다.

    다니면서 알게 된 점은 장사도 영업이고 사업주의 노력이기 때문에 같은 가격에도 잘 되는 독서실과 안 되는 독서실로 나뉠 수밖에 없다는 것과 미성년자든 성인이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거였습니다.

    각자 공부의 이유는 다르지만 한 공간에 있다 보니 무언의 의지를 공유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읽어주시는 분 중에서 지금 마음이 복잡해지는 일 때문에 감정선이 어지러워지셨다면 감성과 이성을 구분하는 훈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심정적으로 힘에 부치는 일이 있더라도 오늘 목표한 일정은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해 놓는 건데요.

    일종의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죠.

    어떤 상황이든 짜인 틀에 따라 몸을 움직이다 보면 널뛰었던 기분이 다시 본연의 감정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발레리나 강수진님께서 [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라는 책에 쓰신 글귀가 있는데요.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삶은 공통적이게도
    조금은 규칙적이고 지루한 하루의 반복이었다.
    나는 경쟁하지 않았다.
    단지 하루하루를 불태웠을 뿐이다.
    그런 매일매일의 지루한,
    그러면서도 지독하게 치열했던
    하루의 반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인간이라는 동물에게 매일의 루틴은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저의 과거처럼 일희일비 시달리기보다는 무언가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결괏값이 나오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인생이 잘 안 핀다고 어떤 대상을 재물 삼아 원망하기보다,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데 소중한 시간을 집중하다 보면 결국 나의 인생은 나 스스로가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2년 동안 6번의 퇴사를 하면서 해고통에 시달리다 타고난 운명까지 파헤쳐 보게 된 일화를 소개해 봤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타로 선생님의 조언을 깊이 새기지 못하고 또다시 급하게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겪게 된 면접관님과의 일화로 찾아뵙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이야기는 아래의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